어느 날, 갑자기, 문득, 뜬금없이, 어쩐 일인지, 한번 씩은
짜장면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.
중국음식은 자주 먹는 편이 아니지만
자장면이 짜장면이란 이름을 인정 받은 그 때부터
가끔씩 짜장면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.
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.
퇴근 시간이 되면, 더구나 오늘은 금요일, 내일은 놀토.
가족끼리, 연인끼리, 친구끼리 여러 맛집의 테이블 하나 씩은 차지하고 있다.
몇몇 선배들과 어색한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
저마다 또 다른 인맥 관리로 뿔뿔이 흩어진다.
롯데마트에 들러 집에서 먹을 간식거리를 고른다.
학창 시절 때 말고는 군것질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과자에 손이 가는 건 웬일일까.
마트에 바로 인접해 CGV영화관이 있어 못내 아쉬운 기분을 만회하려 영화를 보았다.
스타워즈 3D를 본 이후로 얼마만인지 어리바리 더듬더듬 어렵게 자리를 찾았다.
개인적으로 배우 이병헌은 좋아하지만 영화는 크게 어필하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.
저녁 즈음부터 오른쪽 눈 밑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.
새 모이만큼 먹는 동료들 덕에 저녁이 부족했던 듯 싶다.
그리고...난 오늘 짜장면이 먹고 싶었는데!!!짜장면이!!!
허기진 배를 채우려, 집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먹이를 찾아 헤메는 한 마리의 굶주린 하이에나가 된다.
짜파게티도 컵라면으로 나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.
그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.
3분여가 흐르면 물을 덜어내고 짜장 스프를 뿌려
오른손으로 비비고, 왼손으로 비비고, 두 손으로 비벼도 되니까 젓가락 한 짝씩 들고 신나게 비볐다.
꿩 대신 닭이란 말이 무색하게 너무나도 맛있게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.
때마침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절묘하기도 하다.
빈 컵라면을 앞에 두고 숙연해졌다.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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